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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sport Manager - 2017 제 8전 Tondela circuit

by breeze45 2022. 4. 9.

친구 소개로 Motorsport Manager란 game을 접했다. 본래 자동차 경주에 관심이 많았고 최근 F1에도 흥미가 생겨 녹방이나 highlight라도 챙겨보고 있어서 구미가 당겼다. 몰입감 있게, role-playing game 처럼 게임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려고 한다. 내용이 게임 초반부터 시작하지는 않는데, 이제사 기록해 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 때문에 게임을 처음부터 하고 싶지는 않다.

게임은 제일 하위 league에서 최상위 league로 승급해가며 팀을 승리로 이끌면 업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 "The Underdog Challenge"로 진행 중이다.

9월 30일

2년차(2017년) 제8전 Tondela circuit이다. 10월 5일에 열린다. 총 3.08 miles 길이에 25 바퀴를 돌아야 한다. 지난 race에서 갑작스런 비 때문에 타이어 교체에 애를 먹었던 일이 기억난다. 비서 말로는 비올 확률이 10% 라는데, 어디 한번 정말 그런지 봐야겠다.

포르투갈에 있는 Tondela circuit은 타이어 마모가 큰(high) circuit으로 타이어 관리에 경험이 부족한 Shen Qi에게는 높은 grip 타이어 사용이 힘들 것 같다.

10월 2일

출근 해 보니 팀의 Lead designer인 Vasily Sokolov에게 신형 gearbox 개발 완료 보고가 와 있었다.

규정 위반 기술도 일부 들어가 있고 시제품이라 내구성도 엉망이어서 아마 올해는 사용하지 못하겠지만 내년 기술 확보를 위해 개발을 지시했었다. 현재 race에 사용중인 gearbox(170)보다 대충 1.5 배 정도 성능이 좋다.

JTV Sport에서 이번 Tondela 전 preview 기사가 올라왔는데, 우리팀 이야기가 있었다.

팀의 driver인 Ines Santa Ana가 인터뷰를 했나보다. 뭐... 맞는 말이긴 한데, 인터뷰 부터 저렇게 자신이 없으면 안되는데... Ana와 이야기를 좀 해봐야 할 듯 하다.

10월 6일

오늘은 연습이 있는 날이다. 나를 비롯해 모두가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았지만 늘상 있었던 race weekend라 무덤덤하게 그리고 바쁘게 아침부터 서두르고 있다. 팀의 예상으로는 race 당일에 폭우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Wet 타이어에 익숙해 지도록 연습해야겠다.

톤델라(Tondela) 경기장에 도착하니 엔지니어들과 메카닉 들이 옹기종기 모여 티격태격 하고 있다. 올해 새로 생긴 경량화 규정 때문에 얼마나 무게를 덜어내고 성능을 확보할 것인지 논의 중인 것 같다. 이번 시즌 초부터 엔진 내구성은 최대한 확보해 놓은 상태여서 성능을 위해 내구성을 어느정도 희생해도 여유가 좀 있다.

추가로 확보한 성능으로 연습 주행을 마쳤다. 폭우에 대비해 wet 타이어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과연 내일 폭우가 올 것인가.

10월 8일

드디어 race 당일, 날이 밝았다. 이럴수가... 화창하다. 이 망할놈들... 폭우라며... 폭우라며!!! 그냥 비도 아니고 폭우라며! ㅠ.ㅠ 아... 혹시 몰라서 조금 지난 후 날씨도 확인해 봤지만 아직 비 올 기미가 없다. 기상 예보 센터를 HQ에 마련하자는 목소리는 있었는데, 누가 모르나. 없는 예산에 차량을 개선하기도 빠듯하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질 수도 있으니까.

Driver champions rank를 역순으로 적용해 grid를 정한다. 웃픈 일이지만, 우리 driver들은 뒤에서 각각 4위, 8위다. 불과 몇 경기 전만 하더라도 front raw(제일 앞 줄)를 점령 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발전 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했다. 처음 혼전 속에서 4번째 grid에 있던 Shen Qi가 절묘한 코너링으로 3위를 빼았았다.(영상 이전부분) 그리고 세 번째 랩이 시작되는 직선 구간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드라이빙을 보여줬다. 이후 6 랩 까지 2위를 잘 mark 하던 Shen Qi 가 타이어가 마모되었다고 알린다. 아무래도 거친 경쟁을 하던 터라 더 마모가 심했던 것 같다. 교체 시점을 잡으려고 기상 레이다를 봤는데, 어라? 먼 발치에 구름층이 보인다! 앞으로 6 랩 쯤 더 지나면 비가 올 확률이 있다!? 승기를 가져올 타이밍이다! Soft 타이어를 한번 더 쓰면 교체시점이 딱 맞을 것 같다.

차량에 타이어를 교체하고 연료를 보충하는 Shen Qi

Shen Qi와 함께 pit in 한 다른 팀 차들을 봤는데, 모두 medium 타이어를 교체 받았다. 차량 spec 차이를 타이어 그립으로 만회할 수 있었으면!

Shen Qi 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험난한 1년차를 함께 한 Main driver, Santa Ana는 타이어 전략으로 상위권을 노린다. 상위권이 모두 타이어를 교체하러 간 사이 선두권으로 치고 나온 Santa Ana. 뭐.. 곧 타이어 갈아야 해서 잠깐의 기쁨이지만...

그리고 드디어... 비다! 근데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려서 굳이 비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절묘한 타이밍에 타이어를 inter로 교체 했다. 그리고 아직 빗길용 타이어로 교체하지 않은 차들을 제치며 광란의 질주! (사실 우리 팀 보다 먼저 inter 타이어로 교체 한 드라이버가 있다. 바로 Tyler. 요즘 매 경기 우승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선수다. 그런데 그 타이밍이 너무 빨랐나보다. 비가 본격적으로 오지 않을 때 inter 타이어는 매우 느리다.)

1위를 달리던 Shen Qi는 14위로 track에 복귀 했고 8위로 달리던 Santa Ana는 18위로 복귀하게 된다. 그리고 1랩 만에 Qi는 8위까지 치고 올라오고 진작부터 inter 타이어로 달리고 있던 Tyler와 접전을 벌이게 된다. Santa Ana는 16위로 두계단 점프하는 데 그쳤으나 push order를 내려주자 slick 타이어로 달리던 상위권이 대거 pit-in 한 틈을 타서 4위까지 올라온다.

결국 1위를 탈환하는 Shen Qi

Shen Qi와 Tyler의 접전이 볼 만 하기는 했으나 Tyler는 훨씬 전부터 inter를 끼고 달렸던 탓에 마모도가 심했고 내구가 바닥나서 페이스가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바로 뒤에 거리를 두고 따라오던 Santa Ana가 2위로... 

한 화면에 1, 2위로 잡힌 Shen Qi와 Santa Ana

그렇게 아무 문제 없을 줄 알았던 경기였다. 의외로 너무 쉽게 잘 풀렸다고도 생각했다.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 같던 비가 폭우로 바뀔 것이란 걸 알기 전 까지는... 아니 연습 세션때 경험을 살리려고 했던 쓸데없고 무모한 판단을 실행하기 전 까지는 말이다. 그 무모한 판단이란건... 타이어를 inter가 아닌 wet으로 바꾼 것이었다.

위 화면은 타이어 교체 시에 참고했던 그래프인데, track 위의 물이 얼마나 많은지 나타낸다. 빨간 선이 현재 상황인데, 우측에 보이는 3개 막대가 참 묘했다. 짧은 막대는 inter가 유리한 구간, 가운데 막대는 inter와 wet이 비등한 구간, 마지막 긴 막대는 wet 타이어가 유리한 구간이다. 무슨 생각에선지 (보너스가 아까웠다...) wet 타이어로의 교체를 지시했는데, 이 때문에 pit-in 후 3위로 복귀 했음에도 9위 까지 순위를 떨어트리게 된다. 하지만 세번째 막대가 적용된 마지막 랩에서는 거짓말 처럼 추격전을 시작해서 결승선 직전에 3위를 빼앗으며 골인하게 된다. 정말 드라마틱한 장면이었다.

Final lap 마지막 코너를 돌아나온 직후, 3위 Dembele가 바로 앞에 있다.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Shen Qi

Santa Ana도 막판에 극적으로 inter 타이어 내구가 다 한 Couckuyt를 제치며 6위로 골인 했다. 아래는 경기 결과:

복기

이미 위에서 다 복기 하긴 했는데, wet 타이어에 대해 생각이 바뀐 부분이 있다. 어쩌면 wet 타이어 였기에 3위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Shen Qi의 트랙 복귀시 순위는 3위. 4위 바로 앞에 들어왔기에 4위와 접전이 있을 수 있었고 여기서 시간을 잡아먹었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wet 타이어였기에 트랙에 물이 많은 상황에서 순위를 올리는데 있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Pit work

이건 피트 크루를 칭찬 할 수 밖에 없다. mistake-free 였고 그것이 제일 중요했다. 아래는 Race Mechanic, Tom Woodbridge의 보고서다.

 

시계는 자정을 넘어 벌써 새벽 3시가 되어 간다. 드라이버들과 팀원들은 밤새 파티를 즐기고 있나보다. 즐거울 법도 하다. 1년 넘게 꼴등이 당연했고 꼴찌의 수모를 참아내야 했다. 트랙 밖에서는 디자인 팀이 밤낮없이 파츠를 개선했고 트랙에서는 드라이버와 레이스 메카닉들이 이길 수 없을 것 같던 경기에 묵묵히 임해왔다. 그들에게는 즐길 자격이 충분하다...는 오늘까지고. 두 번째 포디움이기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곧 HQ에 테스트 트랙이 완공된다. 이곳이 생기면 신형 엔진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엔진 전문가인 Sokolov 씨에겐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